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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깔깔깔
혼자를 살아냄 본문
배가 고파 지치니 우선 빵을 하나 깐다.
약간의 우유와 같이 먹어 허기를 달랜다.
스파게티 면을 삶는다.
꼬독꼬독한 건 싫으니 15분을 넘게 삶고
좋아하는 밋소스에 버무려 접시에 담아낸다.
맛이 가려던 양송이를 살려냈다는 사실에 뿌듯함도 약간 느낀다.
옷을 찾으러 용기를 낸 이에게 안부를 묻기 위해 전화를 한다.
어제 과일을 실어주고 간 후배에게 오늘은 뭐하나 전화를 한다.
논문 진행상황 점검에도 답이 없던 교수에게 다시 요청 문자를 넣고
티비를 튼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핸드폰을 켠다.
작은 화면에서 디어마이프렌즈 재방송을 해준다.
김혜자가 울고 나문희가 따라울면
어쩔 수 없이 나도 울게 된다.
갑작스레 울린 교수의 단체콜에 답을 하고 부랴부랴 논문을 수정하고
땀을 뻘뻘 흘리며 피드백을 주워담고 고개 숙여 감사의 인사로 마무리한다.
덕분에 오늘 논문 안하고 넘어가는 자책감은 사라졌다.
음악을 튼다.
요즘 배우고 있는 춤동작을 열심히 복습한다.
알람이 울린다. 시간이 정해진 약을 먹고
싱크대 앞에 선다.
뉴스룸을 틀어놓고 설거지를 한다.
식기세척기를 사야한다고 생각한다.
날이 건조해서 심해진 비염을 생각하며 식염수 가루를 풀어 식염수를 만든다.
코세척을 하고 샤워를 한다.
피부도 건조하니 팩을 한다.
머리를 말리고 바닥의 머리카락과 먼지를 쓸어담는다.
거실까지 물티슈스케이트를 탄다.
로봇청소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밤새 건조한 방에 촉촉함을 위해 가습기를 씻는다.
생수를 받아 돌린다.
자기 전에 무사히 집에 잘 들어왔는지 확인전화를 한다.
혼자를 살아내는 데도 이렇게나 해야 할 일들이 많구나. 하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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