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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깔깔깔
배가 고파 지치니 우선 빵을 하나 깐다.약간의 우유와 같이 먹어 허기를 달랜다.스파게티 면을 삶는다.꼬독꼬독한 건 싫으니 15분을 넘게 삶고 좋아하는 밋소스에 버무려 접시에 담아낸다.맛이 가려던 양송이를 살려냈다는 사실에 뿌듯함도 약간 느낀다.옷을 찾으러 용기를 낸 이에게 안부를 묻기 위해 전화를 한다.어제 과일을 실어주고 간 후배에게 오늘은 뭐하나 전화를 한다. 논문 진행상황 점검에도 답이 없던 교수에게 다시 요청 문자를 넣고티비를 튼다.아니 엄밀히 말하면 핸드폰을 켠다.작은 화면에서 디어마이프렌즈 재방송을 해준다.김혜자가 울고 나문희가 따라울면 어쩔 수 없이 나도 울게 된다.갑작스레 울린 교수의 단체콜에 답을 하고 부랴부랴 논문을 수정하고땀을 뻘뻘 흘리며 피드백을 주워담고 고개 숙여 감사의 인사로 마..
싱크대 아래서 보일러 물 흐르는 소리발치 아래 가습기가 물을 뿜는 소리 하루하루가 가는 중에어제와 같아서 마음이 놓이는 소리들이 있다. 그래,아무 일이 없이오늘도 어제와 비슷하게그렇게 하루가 흘러간다는 게참 감사한 순간들이 있다. 그러나내 마음 속 깊이에선커다랗게 바라고 또 바라는 일이 있다.어제와는 크게 다른 그 무언가를 바라는. 하나씩하나씩근육을 단련시켜가며그 변화가 일어나기만을 바래본다.아주 깊이에서부터그리고 꾸준히.
무조건적으로 무언가를 바래본 적이 없는 것 같아.무엇을 내놓으라고 하는 것도 실은내 어딘가를 허물 준비를 하고서 늘 그리 말했던 거지. 골방에 무릎을 꿇고 앉아 오열하면서도 그것 하나만은 또렷하게 알고 있었지.세상은 내게 그냥 무엇을 주지 않아.자비로운 신조차도. 이제 좀 세상이 달리 보이려 해.이제까지 뿌리내리고 있던 그 어딘가와는 다른 곳에또 다른 감각으로 뿌리를 내려다시 세상을 알아가고자 해. 그게 어떤 세상인지사실 잘은 모르겠어.하지만, 가끔은 아주 가끔은 아무 조건없이 서로의 이야기에 귀기울이고서로의 품에 무언가를 안겨주는 일도있는 세상일 것 같아. 그렇게 내 세상은조금씩 넓어지고 달라지는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