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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 그리고꿈.
- 시작. canon350D
- 시크릿 가든. 먹먹함.
- 그들이 사는 세상. 노희경.
- canon350D
- canonS95
- 시크릿가든. 내생각.
- 집밥
- 시크릿가든. 노희경.
- 오늘 본 그림책. 에리카 이야기
- 종이봉지공주
-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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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깔깔깔
지렁이.혹은 덜 자란 뱀.혹은 다른 벌레. 잘은 모르겠지만, 환대 같은 것도 있었고 꿈틀거리기도 했었다. 가족들 모두 함께 있을 땐 조카들이랑 웃으며 만지고 치웠지만그러면서도 내심 두려웠다. 가족들은 모두 떠나갈테고 나 혼자 남았을 때,점점 자라나는 저것을 나는 감당할 자신이 없다.실은 지금도 두렵지만, 함께 있어서 두렵지 않게 느껴질 뿐이지. 그게 무엇일까 한참을 생각한다. 지렁이는 자웅동체, 환대는 생식기관.뱀과 지렁이처럼 길쭉하게 생긴 것은 남근의 상징.하지만 지렁이의 쭈글쭈글한 주름은 질의 모양을 닮아 여성의 이미지가 되기도 할텐데. 오늘 하루 종일 그 생각하면서 즐거웠다.답은 여전히 잘 모르겠지만, 답을 생각하는 동안 즐거웠다. 그런 의미에서 꿈은 현실의 외연을 확장한다.그래서 늘 꿈이 좋다.
쉬는 날인데.평소 출근하는 것처럼 눈이 떠졌다.그래서 기분이 좋지 않다.화장실을 가기가 싫어 그걸 내내 참느라잠이 더 또렷하게 깨버렸다. 비싸게 구입한 빨래감이 떠오른다.일어나야지.다음주엔 따뜻한 침구에서 잠들어야지.세탁기를 돌리고 컴퓨터를 켠다. 확실히 가벼움이 주는 접근성용이가 있다.처음보단 조금씩 마음이 간다. 오늘 옷장 정리를 하지 않으면 다음주엔 모두 얼어죽는 거라던트위터 글이 생각난다.논문도 교수랑 다 뒤집어 엎어서 새로 쓰기 시작하는 기분이라할일이 너무 어마어마하게만 느껴진다. 논문 쓰다 보니 교수한테 참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너희들 것은 내가 대신 써주지 못해 미안해~ 하던 얘기가정말 말만이라도 눈물이 찔끔 났다. 논문과 옷장정리 게다가 거대한 식기건조대 처리.사장아주머니가 전화했을 때 반..
노래를 부른다.싫은데.아빠가 부르라니 부른다.아빠가 피아노로 재촉하니 부른다. 그래, 해 보자.갈 데까지 가 보자.나도 당신의 딸이다.연기하기 좋아하는 당신의 딸. 부르다 보니 내 안에 있던 감각들이 되살아난다.사라진 줄 알았던 그것이, 어쩌면 애초에 없다고 알고 있던 그것이 살아올라 소리를 메우고 살을 채운다.아빠와의 기억에 젖는 게 아니라,내 안에 있던, 아빠와 연결되는 커넥션을 회복한다. 어쩌면 터부시했는지도 모른다.하찮게 혹은 부끄럽게 여겨왔던 그것을 꺼내들고 먼지를 탁탁 털어 머리에 쓴다.외면해왔던 내 뿌리를 하나하나 찾아 내 육체에 축적한다.온몸으로 뛰어들어 맞이한다. 내 안에 있는 것들이었는데무척 오랜 시간동안이나 바깥에서 찾느라 허우적댔는지도 모르겠다.조금만 더 나를 허물면 회사가 나를 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