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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사실은혼자인걸. (39)
깔깔깔깔
소유의 형태. 앎.그리고 언어.
분노.절대 누구도 눈치채지 못할. 하지만분명히 존재하는.
"모든 이에게 사랑받으려 애쓰지마" 사랑받는 게 생존과 직결되는 시기를 짧지 않게 겪은 이에게너무 쉽게 뱉는 말들.
할매,미안해.이것도저것도사실 다 미안해 돌아누웠어도내가 부르면 늘 뒤돌아보던 유일한 사람이었는데 나는 그걸 모르고아니 알면서도 모르는 척 하고그리 살아오면서얼마나 많은 걸 잃어버린 걸까. 할매,쓸쓸히 거기 그러고 있지 말고,앞으로잘 부탁합니다.
사실이정도로 삶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스스로를 칭찬할 수 있어야 한다.2등 시민으로서여기까지 이뤄낸 것만으로도 스스로를 칭찬할 수 있어야 한다.너무나 거창한 꿈과 이데아에자신을 좀먹는 일을더는 허용해서는 안된다.잘 살아냈다고그리고 잘 살아내고 있다고언제나 기억해야 한다.
알 수 있다.구원받을 수 없다는 걸.스스로 구원할 힘도 능력도 없다는 걸. 인생이란 건 너무나 거대한 파도라 스스로의 힘으로 무언가 할 수 있는 게거의 없다는 걸 잘 안다. 위안조차 어렵다.힘내라고 말하는 건 어쩌면 위선에 가깝다.나 따위가 무어라고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무언가를 세상에 내어놓을 수 있겠는가.프로이드식으로 말하면 엄격한 초자아에 눌린 것일테고융식으로 말하면 아니무스와 단절된 것이려나.그게 무엇이든간에 내 내면에서 올라오는 나를 향한 날카로운 비판과 비난의 목소리를 이겨낼 힘이애초에 나 자신에게는 없다는 것을 안다. 이것저것 뒤적이고 공부하면서는아닐 것이라고나도 내 내면의 어떤 힘이 있어 이것을 이겨낼 수 있으리라그렇게 착각하곤 하였다. 하지만 나이가 이즈음 먹고 보니,안되는 건 안되는 거란..
어릴 때, 아무도 없는 집에서 청소를 열심해 했다.주로 그즈음에 하는 청소는 힘든 엄마를 돕기 위해 하는 행위들.그렇다고 완전한 자발적 행위도 아니다.엄마의 명령이 떨어졌고 그것을 내가 얼마나 잘 이행했는지를 보여야만 엄마에게 위안이 되리라는 계산.주방 바닥 한쪽켠의 얼룩을 닦다가 잘 닦이지 않아 다른 곳으로 이동했는데그 순간 문득 든 생각.아, 저 얼룩이 남아있으면 엄마는 내가 청소를 했다고 생각하지 않겠지.그 생각과 동시에 나는 그 장소로 돌아가서 열심히 죽을 힘을 다해 얼룩을 지웠다. 언젠가 에스엔에스에서 그런 얘기를 본 적이 있다.달 탐사에 참여했던 사람 중에 누군가 한동안 우주에서 실종상태였던 적이 있다고 했나.아무튼 기지에서 멀어져서 홀로 우주를 떠다니다 다시 운좋게도 돌아올 수 있었는데그 잠..
배가 고파 지치니 우선 빵을 하나 깐다.약간의 우유와 같이 먹어 허기를 달랜다.스파게티 면을 삶는다.꼬독꼬독한 건 싫으니 15분을 넘게 삶고 좋아하는 밋소스에 버무려 접시에 담아낸다.맛이 가려던 양송이를 살려냈다는 사실에 뿌듯함도 약간 느낀다.옷을 찾으러 용기를 낸 이에게 안부를 묻기 위해 전화를 한다.어제 과일을 실어주고 간 후배에게 오늘은 뭐하나 전화를 한다. 논문 진행상황 점검에도 답이 없던 교수에게 다시 요청 문자를 넣고티비를 튼다.아니 엄밀히 말하면 핸드폰을 켠다.작은 화면에서 디어마이프렌즈 재방송을 해준다.김혜자가 울고 나문희가 따라울면 어쩔 수 없이 나도 울게 된다.갑작스레 울린 교수의 단체콜에 답을 하고 부랴부랴 논문을 수정하고땀을 뻘뻘 흘리며 피드백을 주워담고 고개 숙여 감사의 인사로 마..
싱크대 아래서 보일러 물 흐르는 소리발치 아래 가습기가 물을 뿜는 소리 하루하루가 가는 중에어제와 같아서 마음이 놓이는 소리들이 있다. 그래,아무 일이 없이오늘도 어제와 비슷하게그렇게 하루가 흘러간다는 게참 감사한 순간들이 있다. 그러나내 마음 속 깊이에선커다랗게 바라고 또 바라는 일이 있다.어제와는 크게 다른 그 무언가를 바라는. 하나씩하나씩근육을 단련시켜가며그 변화가 일어나기만을 바래본다.아주 깊이에서부터그리고 꾸준히.
무조건적으로 무언가를 바래본 적이 없는 것 같아.무엇을 내놓으라고 하는 것도 실은내 어딘가를 허물 준비를 하고서 늘 그리 말했던 거지. 골방에 무릎을 꿇고 앉아 오열하면서도 그것 하나만은 또렷하게 알고 있었지.세상은 내게 그냥 무엇을 주지 않아.자비로운 신조차도. 이제 좀 세상이 달리 보이려 해.이제까지 뿌리내리고 있던 그 어딘가와는 다른 곳에또 다른 감각으로 뿌리를 내려다시 세상을 알아가고자 해. 그게 어떤 세상인지사실 잘은 모르겠어.하지만, 가끔은 아주 가끔은 아무 조건없이 서로의 이야기에 귀기울이고서로의 품에 무언가를 안겨주는 일도있는 세상일 것 같아. 그렇게 내 세상은조금씩 넓어지고 달라지는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