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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그렇지만도않아...

언짢다.

귤고양이 2018. 10. 3. 23:10

드라마를 본다.

항공사 오너와 그 자손들의 갑질 문제로 세상이 모두 불쾌한데, 

굳이 항공사 오너의 자손이 남주로 설정된 것에의 불편함을 넘어서서.


남주의 멋있음과 남주의 일관된 성향을 만들어내기 위해

여주의 인격은 거의 조각조각 상태를 유지한다.

하나의 캐릭터라기보다는 그냥 미쟝센 같은 장치에 지나지 않는 것이

매우 불쾌하다.

입체적인 캐릭터를 묘사하는 게 아니라 

그냥 남주를 드러내기 위해 그때그때 형성되는 다중이같은 인격들.


그러다 문득 생각이 든다.

현실에서도 실은 남성의 남성성을 뒷받침하기 위해

수많은 여성들이 그때그때의 인격을 형성하고

혹은 남성의 아니마 투사를 온몸으로 받아내어 그때그때 형성되는 조각난 인격에

여성 스스로도 매우 곤혹스러워한다는 것.

그러니 현실의 여성들이 히스테리에 취약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라는 생각들.

저렇게 드라마에서 하나의 수단으로 이용하고 마는 여주 캐릭터가

실은 현실의 반영에 지나지 않는 것이 아닐까 하는 씁쓸함.


하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드라마 작가들은 그것을 재현 및 재생산 하는 것을 그만두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윤리의 문제를 넘어서

이제 대중들은 슬슬 그런 게 피곤하다.

내 현실의 거울인 걸 모르지 않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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