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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그렇지만도않아...

목소리

귤고양이 2017. 10. 19. 22:54

나의 어떤 성과를 응원하는 

그 특유의 목소리를 들으면 묻어나오는 외로움이 있다.

내가 더 잘나서 쓸쓸해지는 걸까.


나는 모친의 남근이기도 했지만,

그의 남근이기도 했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내가,

그가 인정하는 어떤 부분에서 두각을 나타냈을 때,

그는 기뻐했고,

또 한편으로는 씁쓸해했다.


내가 그를 앞섰다고 그가 판단했을 때 보이는

나를 인정해주는 태도와 

또 거기서 오는 특유의 따스함.


인정보다 실은 그 따스함이 좋았던 건데

그걸 잘 구별하지 못했던 거겠지.


오늘도 내 논문에 필요한 자료를 택배로 보내준다는 전화에서

나는 그 목소리를 들었다.


평생 고 작은 영역에 자기를 구겨담고 살아온 거라면 

참 외롭고 쓸쓸했겠다. 라는 생각이 들어

왼쪽 가슴팍 아래에 싸하고 바람이 들었다.


우린 참 다들

외롭게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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